산이 4개 있어요

책소개

아이가 쓴 책 129권 2018년 3, 4월 네이처힐 7단지 공부방에 모여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책으로 묶었다.

작가소개

김하은,김하준,박수연,이상민,이송연,이태준,이현준

최근작 : <[POD]산이 4개 있어요>

서평

지난 3,4월 네이처힐 7단지 공부방에 모여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을 책으로 묶었다. 언제나 그렇듯 편집을 하다보면 감탄 또 감탄을 연발한다. 새로움과 꾸밈없음에 대한 부러움과 그렇게 하지 못하는 어른스러움이라는 평범함이 대비될 때 더욱 그러하다. 특히나 단순하고 평범한 12가지 색으로 펼쳐내는 색채란 물리적 개수의 색 너머로 칠해지고 다시 덧입혀진 빛이 아닐 수 없다.

<[POD]산이 4개 있어요>는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새내기들의 작품이다. HTPDM(집, 나무, 사람, 강아지, 산)을 한 장면에 그려보고 그려진 그림의 내용을 글로 표현한 것이 주를 이룬다. 표제작 ‘산이 4개 있어요.’라는 표현도 여기서 등장했다. 산봉우리 4개가 그려진 것을 표현한 말인데 이 문장을 여러 번 곱씹다보면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여러 상념과 기억, 도약의 낱말을 유추하고 그 기원 아래로 빠져들게 된다. 보통 책의 표제작은 이렇게 결정된다.

<[POD]학들의 학교>역시 독특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새들의 학교라고 표현될 수 있는 이 단편은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판타지 안으로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 학들이 떼로 날아가고, 교복 입은 학은 이상하고, 종소리에 깜짝 놀라고, 밤이 되어 다시 학교를 가고, 학교 운동장에서 놀다, 2시간이 지나니 종이 치고, 다시 아이들의 등교가 시작되어, 새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는 이 이야기는 놀랍도록 매력적인 서사구조가 아닐 수 없다.

<[POD]학들의 학교>에 있는 여러 단편들은 학/교/종/이/땡/땡/땡을 삼행시 짓기로 표현한 것이다.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보자 하는 방식의 수업은 이미 내 안에 준비해왔던 이야기를 기술하는 터에 장황하고 다듬어져 참신한 발상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보다 쉽고 즉흥적인 방식으로 빈번이 등장하는 것이 삼행시 짓기다. 특히 이번 삼행시는 땡이 세 번 반복되면서 재미난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다.

이 두 권의 책은 POD방식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POD는 Publish On Demand의 약자로 한 권 한권의 낱권 단위로 주문과 동시에 출판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유통과 저장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고, 대량으로 인쇄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실험적 도서나 아마추어의 작업물 또는 자본력은 약하지만 기획력이 참신한 1인 출판, 독립출판 등에 유용한 출판방식이다.

, 을 포함해 시시한출판사의 ‘아이가 쓴 책’ 시리즈는 POD방식으로 출간되었다. 책의 형식은 기성출판사들의 그것과는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약소하지만 기성출판사가 할 수 없는 아마추어의, 어린이들의 날 것 그대로의 표현과 수단을 담을 수는 있는 장점이 있다.

한 명 한 명의 어린이 이름으로 된 그림책을 만들 수는 없을까, 몇 년 전 한 권 한 권 직접 손으로 풀칠해 책을 만들어 내던 열의는 식어 없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편집 끄트머리의 자책들이 이 단권 출판이라는 새로운 출판방식을 통해 점차 구현해 가고 있는 것 같아 여간 기쁘지 않은 게 아니다.

-2018년 일교차가 심한 어느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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