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21년 11월 시시한창작그림책 공모전 선정작 <붉은 너구리>는 기존의 그림책 문법에서 벗어나 글보다는 이미지 자체로 부터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작가의 진중한 태도가 멋스러운 작품이다.
그림책 <붉은 너구리>는 무언가를 글로써 설명하거나 그림으로 전달하려는 노력보다는 현재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과 감수성에 대한 강렬한 갈망을 연속된 그림 안에 흩뿌려낸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작가소개
심성훈
서울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성장했고 중앙대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작은 것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
최근작 : <붉은 너구리>
지은이의 말
눈을 감고 숨을 고른 뒤 다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용기와 함께 이 책을 전합니다.
출판사 서평
몇 년 전, 제주도 여행을 하며 <붉은 너구리>를 쓰고 그렸습니다. 저는 제주도에서 한 마리 붉은 너구리였습니다. 배낭을 메고 섬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뚜벅뚜벅 걸었습니다.
이 책은 혼자인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견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혼자인 것과 견디는 것은 굉장히 닮아있고 어쩌면 같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늘 많은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많은 말을 하는데 서로의 이야기를 듣지는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몰려다니는 것 같은 제주도의 많은 여행자들 틈에서도 결국은 다 자기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틀이라던지 사회적 규범이라던지. 자기 자신을 잃기가 너무 쉬운, 쉬운 사냥감처럼 이 세상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면서도 여행자들의 걸음에서 발견했듯이 우리의 안에는 여전히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지의 씨앗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인 이제니의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면 각자 자신의 물결을 만들어 나가십시오’ 라는 구절처럼, 우리 모두에게 아무런 가능성이 남아있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희망의 씨앗이 있다는 것, 그것을 스스로 발견해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긴 글들이 그림과 함께 있었습니다. 한 해가 지날 때마다 글을 고쳐 쓰면서 길었던 문장은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비록 저는 쓰는 입장이었지만, 소리 내어 말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소리 내어 발화시켜 말한다는 것은 어떤 선언하는 듯한 느낌, 그 말이 마술적인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의 한 문장 한 문장 매우 고심하면서 썼습니다. 무작정 힘을 내라, 희망을 가져라 같은 무성의한 교훈을 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붉은 너구리가 터덜터덜 긴 터널을 통과하듯이, 현실이라는 땅에 두발을 딛고 선 사람으로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긴 터널도 걷다보면 끝이 나온다는 것을요.
<작가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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